바보들의 싸움
닭갈비를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이
도로를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 보고 있었습니다.
두 집 다 무난히 매상을 올리고 있었지만
같은 종류의 음식점으로서
늘 상대를 견제하는 눈치였습니다.
하루는 앞집에서 간판을 바꾸어 달았는데
‘원조 닭갈비’하고 써 붙였습니다.
간판이 효과를 발휘했는지
손님이 늘어 재미를 보았습니다.
그러자 맞은편 식당에서는
다음날로 ‘진짜 원조 닭갈비’라는
간판을 더 커다란 글씨로 달아 놓았습니다.
조마조마하게 두 집 사이에 맴돌던 전운이
드디어 참지 못하고 폭발한 모양입니다.
양쪽 집의 싸움은 감정싸움이 되어
이성으로는걷잡을 수 없는
지경이 되고 말았습니다.
전투 양상은
점점 치열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.
간판을 한 달에도 몇 번씩 갈아치우려면
비용만 해도 엄청날 텐데
이제는 그런 손익계산은
눈에 들어오지도 않는 모양입니다.
상대를 누르고 말겠다는
자존심과 오기만 발동해서
너 죽고 나 죽자 식으로 이판사판입니다.
“우리가 진짜 원조 닭갈비” 하면
“원조 특허받은 진짜 진짜 닭갈비”라고 응수하고
뒤에다 ‘주의! 유사 닭갈비!’하고는
경고문까지 내달았습니다.
다음 달엔 ‘원조라고 다 원조냐?’를
선봉에 세웠습니다.
주인들은 물론이고 종업원까지
두 팔 걷어붙이고 나와서 멱살잡이하고
욕설에다 온갖 모함을 다 퍼부어 댑니다.
구경 중에 제일이 불구경,
싸움 구경이라더라.
흥미 있게 싸움 구경하던 사람들도
험악해져 가는 분위기에 질려 도망질했습니다.
입맛을 잃은 단골들은 혀를 차며
다른 먹자골목으로 옮겨갔습니다.
이젠 손님은 코빼기도 안 보입니다.
이래저래 양쪽 식당 모두 단골을 잃어버리고
아예 재기 불능 상태가 된 텅 빈 거리에
주저앉게 되었습니다.
‘상처뿐인 전투!
바보 같은 싸움은 이젠 그만둡시다.’
그때야 제정신을 찾았지만
이미 때늦은 뒤였습니다.
蝸角之爭(와각지쟁)
달팽이의 더듬이 위에서 싸운다는 뜻으로,
하찮은 일로 벌이는 싸움을 비유적으로
이르는 사자성어
퍼온 글 입니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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